너 냉정하구나

요즘 우리 클래스 사람들의 마음에 동요가 있는 듯 하다.
졸업시기가 다가오니 4개월 남짓의 기억들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가는지? 짧다면 짧은 시간, 기억과 배움은 몸과 머리에 방울방울 맺혀 있갔지. 촬영이 끝나는 밤에 지치고 더러운 몸을 이끌고 놈놈놈을 보고 늦게까지 술마시다가 그 다음날 오후에 또 모여서 놈놈놈을 보고 또 새벽까지 청계천 어딘가에 앉아있으며 우린 24시간 중 20시간은 같이 있는 것 같다,는 말을 사람들과 했었다.
이제 이런 것도 없겠지.

바로 얼마전에 이런 일이 있었다.
지옥을 함께 넘나들던 크루가 있는데 이 사람들 중 하나가 이제 이거 끝나면 우리도 끝이다,는 식의 망언을 하여 나를 포함한 나머지 두 명의 분노를 샀더랬다. (이 크루는 단 세 명이라는 거-.-)
나이가 많아 시니컬한건지, 나중에 셋만 있을 때 몰아세우니까 나름의 이유로 변명을 붙이며 마지못해 아니라고 대답'해주'긴 했다.
그런데 그게 섭섭한게 아니라, 요즘들어 생각해보니까 현실적으로 봤을 때, 정말 아무리 자주 연락하고 보고 지내도 지금이랑은 다를 것이다. 새로운 사람들을 만날거고 이전 생활로 돌아가기도 할 것이고... 바쁜데 옛 추억에 잠기는 건 아주 잠깐씩 일 것 이다.

아까 하던 말로 돌아와서,
그렇게 붙어있다가 밤에 집에 가면 서로 전화를 해댄다.
상대방: 이제 수업이 몇 번 밖에 안 남았네..
나: 그럼 뭐 천년만년 함께 할 줄 알았어?
상대방: ㅠㅠㅠㅠㅠㅠㅠㅠㅠ 너 냉정하구나
나: 냉정한게 아니라 내 말이 맞잖아.
오히려 나중에라도 모여서 작업하고 하는게 좋은 거지.
난 그게 좋은거라고 생각하는데..
상대방: ... 그래.. 그렇기야 하지.


그렇게 붙어있다가 주말에 이틀 본가로 내려가면서 우울해한다.
상대방: 우리가 요 몇 주 떨어져있던 적이 없잖아..... 기분이 너무 이상해...
나: 너 갔다가 안 올라올 사람처럼 왜 이러냐?
상대방: 너! 이번 주말에 날 그리워하게 될거야! 내 목소리가 귓가에 맴맴 돌걸?
나: 됐어.. 너 같은 애가 꼭 새 친구들 일찍 사귀더라?

아무튼 이 녀석도 자꾸 뒤를 돌아보면서 발을 떼지 못하고 그랬다.

이.. 여린 인간들.... 어쩌려고 이러는지, 쩝. 

아무튼 오늘 저 고향에 내려간 친구랑 문자를 하다가 그런 말을 했다.

나도 돌아갈 곳이 있고 돌아가야 할 생활이 있는데
당신들한테 익숙해진다는게 좀 그렇기도 하다.
이러다가 학교가서 마음 못 잡고 하면 안되지 않느냐.


그랬더니 그 녀석이너 정말 슬픈 말을 하는구나...
역시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일은 너무 복잡미묘한 일이야..
 라고 했다. 

하지만 왠지 뒤에서 제일 아쉬워할 사람은 나일 것 같단 말이지...

by katcat | 2008/07/27 19:44 | 24/7 | 트랙백 | 덧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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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메피스토 at 2008/08/06 18:30
저와 좀 비슷하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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