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격자

뒤늦게 <추격자>를 보았다.
난 하정우도 좋았지만 김윤석이 정말 감탄감탄스러웠다.
잊기 전에 기억나는 장면들을 읊어보고 싶은데, 재밌는 장면들이 너무 많다.
첫번째 추격전에서 지영민이 코너를 돌며 쭉 미끄러지다가 일어난 장면도 좋았고, 김윤석이 사람들과 전화통화하던 장면 그러면서 움직이던 모습들-이를테면, 신발을 갈아시는다던가 흥분한 표정을 짓는다던가-이 다 물 흐르듯 자연스러우면서 짝짝 달라붙는 느낌이었다. 개인적으로 이런 느낌을 굉장히 좋아하고, 그럴 때면 힘이....솟는다;; 영화 자체는 진을 빼놓는 스타일이지만, 난 긴장했다기보다는 영화를 보는 내내 계속 흥이 난 상태였다. 아, 그리고 지영민이 어이없이 범죄를 자백하는 순간. "아뇨. (조용히) 죽였는데..." , 죽였다고요? 아니죠? 죽였어요? "네? 아...... 아, 예." 으악!! 하정우... 미치겠거든요.

먼저 본 사람들이 밤에 생각난다, 찜찜하다, 무서워 죽겠다, 잔인하다 등등의 이야기들을 너무 많이 하길래 난 정말 무섭고 잔인하고 끔찍할줄 알았다. 그런데 이런 범죄영화에는 단련될 만큼 단련되어있는 모양이다. 무섭지가 않았다. 물론 그놈의 정을 조정하고 내리찍는 장면은 좀 끔찍하기야 했지만ㅠ 열흘쯤 전에 친구가 이 영화에 영감을 제공한 유영철 사건을 정리해서 나에게 들려준 적이 있었다. 사건자체는 영화보다 오히려 실제 사건쪽이 극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오히려 영화에서는 상상력으로 덧붙이기보다 버릴 것들을 죄다 버려서 깔끔하게 만들어야 했을 정도로. 아무튼 유영철 사건을 나름 정리하다보니 이 영화가 정말 보고 싶어졌었는데..

진저리나는 욕실이나 집, 서울주택가와 모텔가.. 너무나도 현실감있어서 징그러울 정도였다. 그 대문에서 본 건물로 들어가기 까지 이상하게 계단 올라가야 하는 마당있던 지영민이 살고 있던 집, 구조가 너무 무서워 ㅠ

다들 지영민을 잡고 싶어한다. 주인공 엄중호는 다소 복잡한 인물이지만 지영민을 뒤쫓는 경찰서 사람들은 자신의 본분에 충실하려고 하는 사람들이다. 그렇지만 현실적인 문제들때문에 일찍 포기하기도 하는 그런 보통 사람들이다.

핸드폰이라는 소픔을 정말 잘 사용한 것 같다. 물체자체뿐만 아니라, 전화통화로 인해 엇갈리고 긴장되는 순간들이 다 굉장히 감정선 잡는데에 주요했던 것 같다.

적시적소에 웃음을 유발한 것도 다 재치있고 좋았다. 영민의 살해동기에 별로 신경쓰지 않은 것도 현명한 것 같다. 난 이제 정말이지 사실 이런 과거가...라면서 플래쉬백 보여주거나 옛 지인, 연락 끊은 가족이 사연을 들려주거나 이러면 호감도 확 떨어져버리고 짜증난다. 어린 은지를 향해 감정이 쌓여가는 것은 너무 복잡하지 않게 잘 풀어간 것 같았고, 예전에 살던 반지하 방 벽에 그려놓은 그림들은 이건 뭐지;;싶었다.

어쨌거나 재밌었다.

by katcat | 2008/03/01 23:32 | film | 트랙백 | 덧글(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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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코랄샤 at 2008/03/01 23:52
집구조에 대한 의견에 동감하오
Commented by 메피스토 at 2008/03/02 18:09
추격자 지금 꼭 봐야할 영화1위인데, 짬이안나서 못보고 있습니다. T.T
Commented by katcat at 2008/03/02 20:12
메피스토/요즘 바쁘시다는 것은 저도 눈치채고 있었습니다만... 바빠서 영화볼 시간조차 없으시다니 빡빡하시겠네요. 극장엔 꽤 오래 걸려있을 것 같은데 꼭 보실 수 있길 바라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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